2025년의 미술계는 ‘새로움’보다 ‘되돌아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혁신의 시대 속에서도 예술은 과거의 정서를 다시 소환하며, 복고적 감성과 전통적 표현기법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과거의 거장들과 그 영향을 받은 현대 작가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으며, 복고(Retro)와 색채미학, 그리고 수공예적 표현기법이 결합된 새로운 예술 양식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재조명받는 화가들의 작품 세계를 중심으로, 복고 예술의 가치와 색채의 변화, 그리고 표현기법의 진화를 살펴보겠습니다.
복고의 귀환, 현대 예술 속 ‘과거의 재해석’
‘복고’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과거의 감성을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하는 창조적 회귀입니다. 2025년 현재, 미술계는 디지털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수공예적 감성’과 ‘아날로그적 정서’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20세기 초 인상주의, 아르데코, 모더니즘의 색감과 구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가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화가 쥘리 베르노(Julie Bernot)는 1920년대 포스터 스타일과 현대 팝컬러를 결합해 ‘Neo-Retro’라는 새로운 미학을 선보였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단순한 복고풍 재현이 아니라, 과거의 낭만과 현재의 속도감을 병치함으로써 세대 간 정서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한국에서도 복고 감성을 기반으로 한 예술 실험이 활발합니다. 작가 박지수는 1980년대 한국 거리 풍경을 소재로 한 유화 시리즈를 통해, 산업화 시대의 따뜻한 인간미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디지털 피로 사회 속에서 잊혀진 감정의 복원”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복고 예술이 단순한 향수가 아닌 현대인의 정서적 치유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복고 예술은 단순히 옛것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감정과 현재의 철학을 결합해 새로운 미학적 정체성을 구축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색채의 부활, 감정과 기억을 연결하는 미학
예술에서 색채는 단순한 시각적 요소가 아니라, 감정의 언어이자 기억의 코드입니다. 2025년의 예술계에서는 강렬하고 대담한 색채의 복귀가 두드러집니다. 모노톤과 미니멀리즘이 주를 이루던 지난 10년과 달리, 작가들은 이제 색을 통해 ‘감정의진동’을 드러내려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화가 알레한드로 로사스(Alejandro Rosas)는 1960년대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아 강렬한 붉은색과 청록색을 반복적으로 사용합니다. 그의 작품은 “내면의 불안과 희망을 동시에 표현한 색의 시학”으로 평가받으며, 색채의 심리적 효과를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작가 리사 맥그로브(Lisa McGrove)는 ‘색의 기억(Color Memory)’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의 인생에서 가장 강렬하게 남은 색을 인터뷰하고 이를 회화로 재현합니다. 그녀의 전시는 “개인의 기억이 색으로 재구성되는 감정의 기록”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색채와 인간 기억의 관계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의 작가 윤지연 역시 ‘색의 한국화’라는 주제로, 전통 오방색을 현대적인 추상화로 재해석했습니다. 붉음은 열정, 파랑은 평온, 노랑은 생명력을 상징하며, 각 색의 대비와 균형을 통해 ‘한국적 색감의 현대적 변주’를 완성했습니다. 결국 색채의 부활은 단순한 미적 변화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시각화하려는 본능적인 예술 회귀라 할 수 있습니다.
표현기법의 진화, 손끝의 예술이 다시 돌아오다
기술이 예술의 일부가 된 시대에도, ‘손으로 그리는 예술’은 여전히 강력한 생명력을 지닙니다. 2025년 현재, 작가들은 전통적 재료와 기법을 새롭게 해석하여 디지털 시대의 감정과 연결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화가 마르코 데 루카(Marco De Luca)는 템페라와 수채를 결합한 새로운 기법으로, 고전적인 질감 속에 현대적 투명감을 더한 회화를 선보였습니다. 그의 작품은 ‘디지털의 완벽함보다 인간의 불완전함이 더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작가 하야시 미호(Hayashi Miho)는 전통 목판화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여, 복잡한 디지털 패턴과 수공예 감성을 결합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기계적 반복 속 인간의 흔적’이라는 주제를 통해, 기술 시대 속 인간의 존재감을 탐구합니다. 한국의 작가 정하늘은 흙과 안료, 천을 혼합한 질감 회화를 통해 ‘감각의 예술’을 구현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손끝의 감촉, 질감, 그리고 불완전한 붓자국까지 예술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디지털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감성적 영역을 강조합니다. 표현기법의 진화는 단순히 새로운 도구를 찾는 과정이 아니라, 예술이 인간적 감각으로 되돌아가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완벽함보다 진심을, 속도보다 감정을 중시하는 예술의 방향성을 상징합니다.
예술계의 새로운 흐름은 과거로부터 출발합니다. 복고 감성과 강렬한 색채, 그리고 손끝의 표현기법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감정의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디지털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감성과 기억은 여전히 아날로그적 언어로 존재합니다. 2025년 예술계가 보여주는 복고적 흐름은 과거의 회귀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또 다른 진화의 형태입니다. 지금이 바로, ‘새로움 속에 숨어 있는 오래된 감동’을 다시 느껴볼 때입니다.